후원사 모집 제안서, 무엇을 넣고 무엇을 빼나
들어가며
후원사 모집이 잘 안 될 때 사무국이 가장 먼저 의심하는 것은 금액입니다. 너무 비쌌나, 등급을 더 잘게 쪼개야 하나. 그런데 기업 쪽에서 후원 요청이 반려되는 가장 흔한 지점은 마케팅팀이 아닙니다. 재무팀입니다. 그리고 반려 사유는 대개 금액이 아니라 "이 돈을 우리 장부에 어떻게 적느냐"입니다.
이 문서는 그 지점을 다룹니다. 제안서에 무엇을 넣어야 기업이 결재를 올릴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빼야 하는지.

1. 「후원」은 세법에 없는 단어입니다
사무국이 "후원해 주십시오"라고 쓰면, 기업 재무팀은 그 돈을 기부금으로 분류합니다. 기부금은 법인세법상 취급이 까다롭습니다.
법인세법 제24조 제1항은 기부금을 "사업과 직접적인 관계없이 무상으로 지출하는 금액"으로 정의합니다. 핵심은 「무상」입니다. 받은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받은 것이 특정되면 기부금이 아닙니다. 부스 공간, 광고 지면, 세션 명명권처럼 대가가 분명하면 그 지출은 광고선전비가 됩니다. 그리고 광고선전비는 한도 없이 전액 손금산입됩니다.
같은 500만원이 세 갈래로 갈립니다.
제안서에 쓴 표현 | 기업의 회계 처리 | 손금산입 |
부스 1칸 · 프로그램북 광고 1면 (대가 특정) | 광고선전비 | 전액 (한도 없음) |
"행사 후원금" + 학회가 공익법인 지정됨 | 일반기부금 | 소득금액의 10% 한도 |
"행사 후원금" + 학회가 미지정 | 비지정기부금 | 전액 손금불산입 |
세 번째 칸이 문제입니다. 법인세법 제24조 제4항은 특례기부금·일반기부금에 해당하지 않는 기부금은 손금에 산입하지 아니한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기업이 500만원을 내고 세금은 500만원 전부에 대해 그대로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2. 우리 학회는 어느 칸에 있는가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하려면 공익법인등(옛 지정기부금단체)으로 지정받아야 합니다. 국세청장 추천을 거쳐 기획재정부장관이 지정·고시합니다. 법인 설립만으로는 자동으로 되지 않습니다.
지정 요건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정관상 수입을 회원의 이익이 아니라 공익 목적에 사용할 것
사업의 직접 수혜자가 불특정 다수일 것
학회는 이 두 가지에서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원 대상 사업이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정을 받은 학회는 홈페이지에 지정 사실과 지정 기간을 별도로 안내합니다. 한국지역학회가 한 예로, 2023년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 6년 지정을 고시받았습니다.
지금 확인하십시오. 우리 학회가 지정 단체인지, 지정 기간이 언제 끝나는지. 모르고 있다면 거의 확실히 미지정입니다.
국내 학회 중 몇 퍼센트가 지정을 받았는지에 대한 공식 통계는 찾지 못했습니다. 다만 지정받은 학회들이 이를 별도 공지로 강조한다는 점은, 그것이 예외적이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3. 그래서 제안서를 이렇게 씁니다
미지정 학회라면 방법은 하나입니다. 후원을 요청하지 말고, 물건을 파십시오.
내용은 같습니다. 표현과 구조만 바꿉니다.
이렇게 쓰지 마십시오
골드 후원 — 5,000,000원 귀사의 후원은 학회 발전에 큰 힘이 됩니다.
대가가 특정되지 않았습니다. 기부금입니다.
이렇게 쓰십시오
골드 패키지 — 5,000,000원 (부가세 별도) · 전시 부스 1칸 (3m × 2m, 기본 장치 포함) — 3,000,000원 상당 · 초록집 내지 전면 광고 1면 (210 × 280mm) — 1,500,000원 상당 · 홈페이지 및 현장 배너 로고 노출 — 500,000원 상당 세금계산서 발행. 계약서 별도 체결.
같은 500만원인데 전액 손금산입됩니다. 기업 재무팀이 결재를 올릴 수 있는 형태입니다.
핵심은 금액 옆에 반대급부를 붙이는 것입니다. 등급 이름만 있고 혜택이 뭉뚱그려져 있으면 대가성을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항목별로 나누고, 가능하면 항목별 상당액까지 적으십시오.
4. 실제 시세
실제로 공개된 학회 제안서에서 확인한 금액입니다. 우리 학회 단가를 정할 때 기준점으로 써보시면 어떨까요.
최고 등급
학회 / 행사 | 최고 등급 | 금액 | 규모 |
KSBNS 2025 (한국뇌신경과학회, 송도) | Diamond | 45,000,000원 | 국제, 5,000명+ |
한국단백체학회 (KHUPO) | Platinum | 20,000,000원 | 국제 |
HCI Korea 2026 | Prestige | 20,000,000원~ | 국내 |
한국센서학회 2024 추계 | Diamond | 6,000,000원 | 국내 |
개별 항목
항목 | 금액 | 출처 |
부스 (space only) | 3,500,000원 | KSBNS 2025 |
부스 (기본 장치 포함) | 4,000,000원 | KSBNS 2025 |
표준 부스 | 2,500,000원 | KHUPO |
부스 3m × 2m | 3,000,000원~ | 대한전자공학회 2025 하계 |
초록집 전면 광고 (210×280mm) | 1,000,000원 | KSBNS 2025 |
초록집 광고 | 1,500,000원 | KHUPO |
런천 세미나 30분 (250~300명) | 10,000,000원 | KSBNS 2025 |
위성 세션 | 3,000,000원 | KHUPO |
명찰 로고 | 5,000,000원 | KSBNS 2025 |
연간 홈페이지 배너 | 2,400,000원 | KHUPO |
규모보다 산업이 단가를 좌우합니다. 참가자 수가 비슷해도 제약·의료기기 의존도가 높은 임상 학회는 공학 계열 학회보다 최고 등급이 몇 배 높게 형성됩니다. 우리 학회의 참가자가 어떤 산업의 구매 결정권자인지가 가격의 근거입니다.
5. 한국 학회 제안서가 빠뜨리는 세 가지
공개된 제안서들을 훑어보면 공통된 공백이 보입니다. 여기를 채우면 그것만으로 차별화됩니다.
① 참가자 프로파일
거의 모든 제안서가 총 참가자 수만 적습니다. "약 1,200명 참석 예정."
기업이 알고 싶은 것은 그 1,200명이 누구인가입니다.
참가자 구성 (2025년 기준, 총 1,180명) · 대학·연구기관 62% / 기업 31% / 공공기관 7% · 직급: 책임급 이상 44% · 기업 참가자 소속: 제조 41%, 소재 28%, SW 19%, 기타 12%
등록 데이터에 이미 있는 정보입니다. 꺼내 쓰기만 하면 됩니다. 이 표 하나가 "왜 우리 회사가 여기에 돈을 써야 하는가"에 답합니다.
② 계약·환불 조건
취소 시점별 환불률, 부스 배정 방식(선착순인지 등급순인지), 재해·감염병으로 인한 행사 취소 시 처리. 대부분의 제안서에 없습니다. 기업 법무팀이 검토할 때 이 조항이 없으면 계약서를 새로 요구하게 되고, 그만큼 결재가 늦어집니다.
③ 사후 데이터 제공 여부
부스를 방문한 사람 명단을 받을 수 있는지, 참가자 통계를 사후에 받을 수 있는지. 후원 효과를 사내에 보고해야 하는 담당자에게는 이것이 결정적입니다. 개인정보 동의 범위 안에서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 미리 명시하십시오. "제공 불가"라고 쓰더라도 쓰는 편이 낫습니다.
6. 세금계산서를 끊을 수 있습니까
학회의 등록 상태 | 세금계산서 | 계산서 |
과세사업자 등록 | 발급 가능 | — |
면세사업자 등록 | 불가 | 발급 가능 |
고유번호증만 보유 | 불가 | 불가 |
고유번호증만 있으면 세금계산서도 계산서도 발급할 수 없습니다. 부스 임대와 광고 게재는 법인세법 제4조 제3항이 정한 수익사업(대가를 얻는 계속적 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매출을 일으키려면 사업자등록이 필요합니다.
증빙이 없으면 기업 쪽에 어떤 일이 생기는가:
광고선전비 등 일반 경비: 손금 자체는 인정되지만, 3만원 초과 거래에 증빙불비가산세 2%가 붙습니다 (법인세법 제75조의5).
접대비로 재분류되면: 3만원 초과 적격증빙 미수취 시 전액 손금불산입입니다. 훨씬 불리합니다.
즉 증빙이 없으면 기업은 벌금을 물거나, 최악의 경우 비용 인정을 통째로 못 받습니다. 담당자가 후원을 꺼리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서를 먼저 만드십시오. 사업자등록이 아직 없더라도, 대가 항목이 특정된 계약서와 입금 증빙이 있으면 기업이 광고선전비로 처리할 근거는 확보됩니다.
7. 의약계 학회는 규칙이 다릅니다
제약·의료기기 기업의 후원을 받는 학회라면 세법 이전에 공정경쟁규약이 적용됩니다. 그리고 이 규약에서 국내 학술대회와 국제 학술대회는 완전히 다른 세계입니다.
국내 학술대회 — 항목마다 상한이 있습니다. 2026년 7월 1일 시행된 개정 규약 기준입니다.
항목 | 한도 |
부스 (학회·연구기관 주최) | 부스당 300만원 |
부스 (요양기관 주최) | 부스당 100만원 |
기업당 부스 수 | 최대 2개 |
웹사이트 광고 | 연 1,000만원 (월 100만원) |
부스를 설치하는 것 자체에도 조건이 붙습니다. 연수평점 3평점(3시간) 이상이고 참가자 50명 이상인 행사여야 합니다(희귀질환 학회는 25명 이상).
국제 학술대회 — 정액 상한이 없습니다
여기가 결정적입니다. 국내 개최 국제학술대회로 인정받으면 후원 금액에 정액 상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위법성은 금액이 아니라 "정상적인 거래관행에서 벗어났는가"로 판단합니다.
그리고 그 인정에는 신청 기한이 있습니다. 국내 개최 국제학술대회 인정은 대한의학회 심사를 거칩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 글에서 가장 실무적인 대목입니다.
신청은 개최일 3개월 전까지만 가능합니다.
심사는 매월 정기적으로 열리고, 연간 심사 일정은 대한의학회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미리 올라옵니다. 2026년 일정 공지는 2025년 11월에 게시됐습니다.
절차가 짧지 않습니다. 대한의학회 공지에 따르면 학술위원회 심의 → 이사회 인준 → 대한의사협회 최종 인준 → 통보를 거치며, 한 달 이상 소요됩니다. 게다가 구비서류가 미비하거나 기재 사항이 누락되면 그 달 심사에서 빠지고 다음 심의일로 연기됩니다.
한 달 밀리면 3개월 마감선을 넘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행사는 국내 학술대회 기준으로 후원을 받아야 합니다. 부스 300만원, 기업당 2개.
참고로 2024년 7월 1일부터는 그 앞 단계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국제학술대회를 신청하려면 먼저 「학술기부대상 단체」로 대한의사협회의 인정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유효기간 3년). 처음 신청하는 학회라면 이 단계까지 역산해야 합니다.
문의: 02-6952-9490
서식: 대한의학회 공지사항의 「공정경쟁규약 관련 학회 및 학술대회 인정 심사 규정 및 서식」
국제학술대회 인정 요건
5개국 이상에서 보건의료전문가 참석
외국인 참가자 수 요건 (개정을 거치며 기준이 바뀌었으므로 최신 공지 확인 필요)
2일 이상 진행
"무늬만 국제학회"를 막기 위해 요건과 심사 주체가 계속 강화되어 왔습니다. 학회·연구회 주최는 대한의학회 학술위원회가, 기관·단체 주최는 대한의사협회가 심사합니다(2025년 1월 7일부터).
다른 산업 학회에도 시사점이 있습니다
대기업 후원 담당자는 대부분 내부 감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항목별 한도가 명문화되어 있고 증빙이 정돈된 가격 체계는, 규제 산업이 아니더라도 "결재가 잘 나는 제안서"의 모양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교훈은 행정 절차가 후원 규모를 결정한다는 점입니다. 제안서를 아무리 잘 써도 D-3개월을 놓치면 받을 수 있는 돈의 상한이 먼저 정해져 버립니다.
8. 보내기 전 체크리스트
☐ 등급마다 반대급부가 항목별로 적혀 있는가
☐ 항목별 상당액이 표시되어 있는가
☐ 참가자 프로파일(직군·직급·소속 구성)이 있는가
☐ 세금계산서 발행 가능 여부가 명시되어 있는가
☐ 환불·취소 조건이 있는가
☐ 사후 데이터 제공 범위가 있는가
☐ 우리 학회가 공익법인 지정 단체인지 확인했는가
☐ (의약계) 공정경쟁규약 한도 안에 있는가 — 국내 부스 300만원, 기업당 2개
☐ (의약계·국제행사) 대한의학회 국제학술대회 인정을 개최일 3개월 전까지 신청했는가
☐ 신청 마감일과 담당자 연락처가 눈에 띄는가
요약
「후원」이라고 쓰면 기부금이 되고, 미지정 학회라면 기업은 한 푼도 비용 처리를 못 합니다.
같은 금액이라도 부스·광고·세션처럼 대가를 특정하면 광고선전비가 되어 전액 손금산입됩니다.
제안서는 후원 요청서가 아니라 품목별 가격표여야 합니다.
참가자 프로파일, 환불 조건, 사후 데이터 — 이 세 가지가 대부분의 제안서에 빠져 있습니다.
세금계산서를 못 끊으면 기업이 가산세를 부담합니다. 계약서라도 갖추십시오.
의약계 학회라면 국제학술대회 인정 여부가 후원 규모의 자릿수를 바꿉니다. 그리고 그 신청 마감은 개최일 3개월 전입니다.
이 문서는 학회 사무국 실무 참고용으로 작성되었으며, 세무·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기부금과 광고선전비의 구분은 지출의 성격·목적·형태·금액·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별 판단되며(서면-2019-법인-2479 등), 동일해 보이는 사안도 계약 형식과 집행 방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손금산입 한도 비율과 공익법인 지정 요건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적용 전에는 반드시 세무대리인의 확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본문에 인용한 후원 단가는 각 학회가 공개한 제안서에서 확인한 금액이며, 연도와 행사에 따라 달라집니다.
공정경쟁규약 관련 수치는 2026년 7월 1일 시행 개정안을 기준으로 정리했으나, 규약과 세부운용기준은 수시로 개정됩니다. 국제학술대회 인정 요건과 심사 일정은 대한의학회 공지사항의 최신 안내를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트리니티컴즈 | Trinity Communications 국제회의 기획·운영 및 학회 사무국 대행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 대호빌딩 본관 1층 101호 02-765-7996 | comms@trinitycomms.biz
후원 제안서를 보내주시면 세무상 위험 지점과 보완 항목을 정리해 회신드립니다. 문의하기




Comments